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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종로에서 보신 상씨름 매듭 대공사
  • 황교에 계실 때 하루는 상제님께서 의관을 단정히 갖추시고 “오늘은 종로(鐘路)를 구경하리라.” 하시니라.
  • 갑칠이 명을 받들어 상제님을 모시고 따르는데 마침 조정의 군부대신(軍部大臣)이 말을 타고 지나가거늘
  • 그 행차가 매우 호방하여 양쪽 길가에 구경하는 사람이 많더라.
  • 이에 상제님께서 소매를 걷어 올리시며 큰 걸음으로 말 앞에 다가가시어 양손을 벌려 말을 멈추시고
  • 큰 소리로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“네가 개화(開化)를 원하면 네 머리나 깎을 일이지 말의 갈기는 어찌하여 잘랐느냐!” 하시니
  • 상제님의 천둥 같은 목소리에 혼이 달아나 마부는 감히 한마디도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뻣뻣이 굳어 버리고
  • 말 위에 앉은 대신은 두렵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여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며 상제님의 옷차림과 언행을 살피나 의혹만 일어나니라.
  • 이에 구경하는 사람들도 겁에 질려 하더니 잠시 후에 그 대신이 말에서 내려 통성명을 청하거늘
  •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“나는 고부 사람 강증산(姜甑山)이니라.” 하시고 대신의 손을 힘있게 잡아끄시며 말씀하시기를
  • 10 내가 그대와 더불어 조용히 술을 마시며 할 말이 있노라.” 하시고 손을 잡은 채 구경꾼들 사이로 길을 열며 걸어가시니
  • 11 대신이 망연자실하여 말을 버리고 따라가매 수많은 구경꾼들이 이상스럽게 생각하여 뒤를 따르니라.
  • 12 이에 상제님께서 길가 주점에 들어가 정좌하시고 “내가 먼저 잔을 들지 않을 수 없노라.” 하시며 술을 드신 뒤에 대신에게 술을 따라 주시거늘
  • 13 이렇게 여러 번 잔을 주고받으시더니 상제님께서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말씀하시기를
  • 14 “나와 그대가 서로 잘 사귀면 천하가 태평하리라.” 하시매 군부대신이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
  • 15 공무(公務)가 시급함을 간절히 고하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물러가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5:134)




  • 2절 134:2 군부대신. 이근택(李根澤, 1865∼1919). 1905년 을사조약 체결에 찬성한 오적신의 한 사람이다. 이토 히로부미의 의자(義子)였던 그는 머리를 깎고 양복을 입었으며 일본 신발을 신고 일본 수레에 앉아 일본군의 호위를 받으며 출입하였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