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손병희의 기운을 거두심
  • 하루는 상제님께서 원평을 지나 구성(九星)바위가 있는 성계리(星溪里) 신암(新岩) 주막에 이르시어 말씀하시기를
  • “내 들으니 손병희(孫秉熙)가 전주에 왔는데 서울에 교당 짓는 것을 빙자하여
  • 그 부하들의 어린아이 옷고름에 채운 돈까지 떼어다가 큰집과 작은집을 거느리고 행락하며 온 부하들을 망친다 하니 그 무능함을 가히 알 만하도다.
  • 만일 재능이 있다면 천하의 집이 모두 저의 집이 될 터인데 집은 지어 무엇하리오.
  • 이제 호남 각지를 돌고 나면 그 부하들은 다 망하게 될 것이라.
  • 누구든지 몽둥이를 들어 그 머리를 치며 ‘네 재능이 무엇이건대 사설(邪說)로써 민중을 속이며 부하들을 그다지 망치느냐!’고 꾸짖으면 대답하지 못하고 돌아갈 것이니라.” 하시니라.
  • 인내천이 아니니라
  • 이에 한 성도가 “손병희가 어떤 사설을 퍼뜨려 행세한다는 말씀이옵니까?” 하고 여쭈니
  • 말씀하시기를 “(天)은 천이요 인(人)은 인이니 인내천(人乃天)이 아니니라.
  • 또 손병희가 ‘아이를 때리는 것(打兒)’을 ‘하늘을 때리는 것(打天)’이라고 이르나 아이를 때리는 것은 아이를 때리는 것이요, 감히 하늘을 때린다고 할 수 없느니라.
  • 10 하물며 사람의 생사와 화복이 하늘에 달려 있거늘 어찌 하늘을 때린다 하리오.
  • 11 하늘은 억조창생의 임금(君)이요 억조창생의 아버지(父) 되나니
  • 12 옛 성현들이 하늘을 모시는 도가 지극히 엄숙하고 지극히 공경스러워 통통속속(洞洞屬屬)하고
  • 13 수운의 하늘을 모시는 가르침이 지극히 밝고 정성스러웠느니라.
  • 14 큰 근본(大本)이 어지러워지면 만덕(萬德)이 모두 그르게 되느니라.” 하시니라.
  • 15 또 말씀하시기를 “저희들은 다 구암(久庵)이요, 이곳은 신암(新庵)이니 곧 도안(都安)의 집이니라.” 하시니라.
  • 진실로 쾌남자로다
  • 16 공우에게 말씀하시기를 “공우야, 손병희의 피폐가 극도에 이르렀으니 너는 내일 전주에 가서 손병희를 쫓아 보내고 오라.” 하시니
  • 17 옆에서 듣고 있던 응종이 몽둥이를 들며 여쭈기를 “제가 쫓아가서 그리하겠나이다.” 하거늘
  • 18 말씀하시기를 “네가 진실로 쾌남자로다.” 하시니라.
  • 19 공우가 명을 받고 이튿날 출발하려다가 다시 말씀치 아니하시매 이상히 여겨 그만두었더니
  • 20 이 때 손병희가 호남 지방을 순회하려다가 갑자기 일정을 바꾸어 서울로 돌아가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5:233)




  • 1절 233:1 구성바위. 현재 김제시 금산면 성계리(星溪里) 신암 마을 에 널려 있는 여러 개의 바위이며 칠성바위라고도 한다. 예전엔 이곳에서 당산제를 지냈다.
  • 2절 233:2 손병희(孫秉熙, 1861∼1922). 본관 밀양. 호 의암(義菴). 동학 2세 교주 최시형의 수제자. 동학혁명 때 북접의 동학군을 이끌고 남접의 전봉준 장군과 합세하여 관군과 싸웠다. 1905년에 동학을 천도교로 개칭하였다.
  • 8절 233:8 천은 천이요 인은 인. 동학의 본래 가르침인 시천주(侍天主)는 최시형을 거치면서 천주의 인격성이 떨어져 나간 ‘사인여천(事人如天)’으로 변질되고, 손병희에 이르러서는 ‘인내천’으로 왜곡된다. 하지만 모든 인간의 근원인 하늘을 두고 ‘인간이 하늘이다.’라고 할 수는 없다. 이는 체(體)와 용(用)의 관계를 모르고 하는 무지막지한 말이다. 서학의 삼위일체 신관과 마찬가지로 근본을 왜곡하고 있다.
  • 17절 233:17 황응종(黃應鐘, 1841∼1927). 키가 크고 풍채가 좋았다. 성품이 괄괄하고 힘이 세어 사람들이 호랑이 양반이라고 불렀다 한다.
  • 20절 233:20 손병희는 남도 설교차 무신 4월 10일 군산을 통해 전주에 와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. 그러나 전주에서 한 차례 대중 설교를 마친 뒤 17일에 갑작스레 일정을 바꾸어 상경하였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