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내 재주를 봐라
  • 점심때가 되어 상제님께서 “밥 먹자!” 하시니 호연이 “밥도 없이 밥 먹으라 하네.” 하거늘
  • 상제님께서 “내가 거짓말하는 줄 아느냐? 돌아다봐라!” 하시니라.
  • 이에 호연이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밥상이 차려져 있거늘 신기하고 좋아서 “아까 막대기가 밥이 되었네. 돌은 반찬이 되었나?” 하니
  • 상제님께서 “돌이 반찬이 될 리가 있냐?” 하며 놀리시니라.
  • 이에 호연이 “그러면 어떻게 이렇게 되어? 금방 웬 집이 이렇게 되었댜, 또?” 하고 촐랑거리는지라
  • 상제님께서 “얼른 먹고 일어나거라.” 하시며 호연의 입에 밥을 자꾸 넣어 주시거늘
  • 호연이 목이 메어 “안 넘어가는데 자꾸 퍼 넣으면 어째, 숨막혀 죽으라고?” 하며 투덜대니
  • 상제님께서 숟가락으로 물을 한 모금 떠 넣어 주시며 “갑갑하냐?” 하고 등을 토닥여 주시니라.
  • 호연이 여전히 궁금한 마음에 “금방 내 이 숟가락은 어디서 나고 밥그릇은 어디서 났어요?” 하고 여쭈거늘
  • 10 상제님께서 “그러니 내 재주를 봐라.” 하실 뿐 일러 주지 않으시더니
  • 11 호연이 밥을 배불리 먹고 나매 상제님께서 그릇을 포개 놓으시며 “저리 옮겨 앉아라.” 하시니라.
  • 12 이에 호연이 자리를 옮기려고 비척거리는데 상제님께서 목덜미를 잡아 순식간에 한쪽으로 옮겨 놓으시거늘
  • 13 호연이 앉았던 자리를 돌아보매 그릇이 하나도 없는지라 “어, 그릇이 없네?” 하며 놀라서 상제님을 쳐다보니 “임자가 가져갔구나!” 하고 웃으시니라.
  • 14 어떤 때는 음식을 다 드시고도 반찬이 남으면 “이것을 내버리기도 아깝고 어디 두었다가 나중에 먹으면 하겠는데 들고 다닐 수가 없으니 못쓰겠다, 도로 주어야지.” 하며 돌려보내시고
  • 15 때로는 “갖고 가자!” 하시며 호연에게 “네가 보관해라.” 하시는데
  • 16 그럴 때면 호연이 “아이고, 난 싫어요. 나는 내 몸뚱이도 귀찮스러워.” 하며 마다하니라.
  • 삼청동에서 호연을 씻겨 주심
  • 17 하루는 형렬에게 “삼청동(三淸洞)에 가서 호연이를 씻기고 오라.” 하시니 형렬이 머뭇거리며 가지 않거늘
  • 18 상제님께서 몸소 호연을 삼청동에 데리고 가시어 맑은 물로 깨끗이 씻겨 주시니라.
  • 내가 저울이지
  • 19 하루는 상제님께서 밖에 나가셨다가 남색 꽃신을 사 오시어 호연에게 흔들어 보이시며 “네 선물 사 왔다!” 하고 흐뭇하게 말씀하시니
  • 20 호연이 내심 좋으면서도 “어디…. 발에 딱 맞으면 내 마음에 들고, 그렇지 않으면 싫어.” 하며 신을 신어 보매 맞추기라도 한 듯 발에 딱 맞거늘
  • 21 상제님께서 “내가 저울이지.” 하며 웃으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5:45)




  • 17절 45:17 삼청동. 서울 종로구 북악산 남동쪽에 있으며 골이 깊고 산수가 아름답다. 삼청은 이곳에 도교의 일월성신인 옥청(玉淸)·상청(上淸)·태청(太淸)의 삼위(三位)를 모신 삼청전(三淸殿)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