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이치안 집안의 혼삿길을 열어 주심
  • 전주 이동면 전용리(伊東面 田龍里) 이치안(李致安)의 서녀(庶女)가 익산 우북면 장암(紆北面 場岩)에 사는 진천 송씨(鎭川宋氏)와 혼담이 있더니
  • 내방한다던 중신아비가 오지 않는지라 이튿날 치안이 이른 아침을 먹고 서둘러 길을 나서거늘
  • 장암 인근에 있는 금마장(金馬場)을 지나는데 폐의파립(敝衣破笠)을 하신 증산께서 팔뚝을 툭 치고 가시니라.
  • 치안은 본래 기골이 장대하고 기운이 장사라, 이를 불쾌히 여겨 “여보, 길을 가려면 옳게 가야지 왜 사람을 치고 가시오?” 하고 따지니
  • 증산께서 돌아서며 말씀하시기를 “아, 미안하오. 헌데 중매쟁이가 안 오니 만나려고 가는구만?” 하시니라.
  • 이에 치안이 깜짝 놀라 ‘내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고 나왔건만, 중신아비를 만나려고 작정하고 가는 길을 전혀 낯모르는 사람이 어찌 알까?’ 하며 의아해하는데
  • 증산께서 다시 말씀하시기를 “당신이 만나려는 사람이 지금 당신 집으로 가고 있으니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헛걸음이 될 것이오.
  • 만일 이 기회를 놓치면 혼삿길이 열리기 어려우니 빨리 돌아가시오.” 하시거늘
  • 비록 차림은 남루하나 풍모가 비범하고 언어동지(言語動止)가 예사롭지 않으므로 치안이 청하여 통성명을 하니라.
  • 10 평소에 증산의 성예를 들어온 터라 치안이 더욱 흥미로워하며 “그러면 나하고 내기해 보겠소?” 하고 여쭈니
  • 11 증산께서 “좋소이다.” 하고 응대하시거늘 치안이 “그러면 우리 집에 같이 가 봅시다.” 하며 증산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는데
  • 12 해거름에 집에 당도하니 만나고자 한 중신아비가 이미 와서 상마루에 걸터앉아 기다리고 있더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1:76)




  • 1절 76:1 전용리. 지금의 전주시 서신동.
  • 1절 76:1 서녀(庶女). 이직부 성도의 아들 이석찬의 증언과 족보를 확인한 결과 초판에 기록된 이치안 ‘막내 아들’을 ‘서녀’로 바로잡았다.
  • 1절 76:1 이치안(李致安, 1847∼1920). 본명 병택(炳宅). 부인 한산(韓山) 이씨와의 사이에 직부(直夫) 등 3남을 두었다.
  • 1절 76:1 우북면 장암. 현재 전북 익산시 왕궁면 광암리(光岩里) 장암 마을.
  • *** 76~77장 이치안 성도의 손자이며 이직부 성도의 아들인 이석찬 증언. 그는 이 때의 일을 생생히 전하였는데, 기존의 귀너머로 듣고 쓴 기록과는 큰 차이가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