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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전봉준 해원 공사
  • 이튿날 농바우를 떠나 피노리 이화춘(李化春)의 집에 이르시어 성도들로 하여금 누렁개 한 마리를 잡고 술 한 동이를 받아 오게 하신 뒤에
  • “뒷산 솔밭에서 가장 큰 소나무 한 그루를 베어 오라.” 하시고 “남방(南方) 황토(黃土)를 파 오라.” 하시니라.
  • 또 백지 석 장을 (靑), (紅), (黃) 삼색으로 물들여 그 가장자리를 서로 이어 붙인 다음 베어 온 소나무 윗가지에 달아매시고
  • 다른 백지 석 장에 각기 시천주주(侍天主呪)를 쓰시어 황토를 조금씩 싸서 소나무에 함께 내려 다신 뒤에 집 앞에 세우시니 마치 깃대와 같은지라
  •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“전명숙이 이곳에서 잡혔는데 사명기(司命旗)가 없어 한을 품었나니 이제 기를 세워 해원시키려 하노라.
  • 또 개장국은 세상에서 먹는 음식인데 도가에서는 먹지 않았으므로 이 또한 한이 붙어 있나니
  • 이제 이 국을 먹는 것은 해원 겸 개정(改政)하려 함이로다.” 하시고 성도들과 나누어 잡수신 뒤에
  • 화춘에게 명하시어 돈 서른석 냥을 준비하게 하시고 모든 물품을 둔 곳에 같이 두게 하시니라.
  • 공사를 마치신 후 성도들을 모두 돌려보내시고 오직 공신만 머물게 하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5:178)




  • 1절 178:1 이화춘(李化春, 1870∼1908). 본관 전주. 전북 순창군 쌍치면 금성리에서 출생. 고부 도수 때 상제님께 불경한 패설을 하여, 신벌을 받아 의병의 총에 맞아 죽었다.
  • 5절 178:5 전명숙이 이곳에서 잡혔는데. 태인에서 입암산성을 거쳐 12월 2일 순창 쌍치면 피노리까지 와 숨어 있던 전봉준은 부하 김경천의 밀고로 체포되었다.
  • 5절 178:5 사명기가 없어. 사명기는 임금이 각 영의 대장에게 내리는 지휘기다. 백의한사인 전명숙에게 사명기가 있을 리 만무하다. 인간 삶의 무대인 역사 현실에 뛰어드신 인존천주님께서 직접 사명기를 내려 주시는 이 의식은, 기존의 동학과 전명숙에 대한 일체의 편견과 오해를 불식케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