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윤선을 기울이심
  • 이 때 상제님께서 다시 배 위로 올라가 왼쪽발을 힘껏 내딛으시니 윤선이 기우뚱기우뚱하다가 이내 기울어지거늘
  • 모두 기겁하며 배가 솟은 쪽으로 몰려가는데 상제님께서 왼발을 드시면 배가 그만큼 바로 서고, 힘껏 누르시면 점점 더 기울어져서 뒤집힐 듯하더라.
  • 겁에 질린 사람들이 울부짖으며 “아이구, 용왕님! 살려 주십시오. 이 배가 파선되면 우리 모가지는 날아갑니다.” 하고 애원하니
  • 상제님께서 “내가 용왕님이냐, 이놈들아?” 하고 호통치시거늘
  • 다시 “아이구, 천지에서 살려 주십시오~!” 하니 “내가 천지냐, 이놈들아?” 하며 용서치 않으시니라.
  • 이를 지켜보던 부둣가의 사람들도 모두 무릎 꿇고 비손하며 용서를 구하고, 한쪽에서는 무당을 불러 굿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거늘
  • 상제님께서 이를 보시고 빙긋 웃으시며 “장만해 놓으면 이제 내 차지다. 어서 해라. 다 내게로 들어온다.” 하시니라.
  • 입 벌려라, 고기 들어간다
  • 잠시 후 무당이 굿을 하러 나룻배를 타고 윤선으로 오는데 상제님께서 물 위를 성큼성큼 걸어 순식간에 나룻배까지 가시거늘
  • 무당이 넋을 잃고 바라보며 ‘사람이 어찌 물을 신발 삼아 올 것이며, 그러고도 버선 하나 안 젖을 것인가.’ 하며 아무 말도 못 하니라.
  • 10 이어 상제님께서 “다들 눈 감아라.” 하시고 장만한 음식을 조화로써 윤선으로 옮기시니
  • 11 윤선 안의 사람들이 음식을 정성스럽게 차려서 올리거늘
  • 12 상제님께서 양껏 드신 뒤에 “호연이 갖다 줘야겠다.” 하시며 남은 음식을 손수건에 싸서 주머니에 넣으시니라.
  • 13 상제님께서 다시 거꾸로 서 있는 사람의 한쪽 발을 눌러 일으켜 세우시어 “너 물을 얼마나 켰냐?” 하고 물으시니
  • 14 그 사람이 “아이구, 얼마나 켰는지 귀로도 나오고, 코로도 나와요.” 하고 하소연하는지라
  • 15 상제님께서 “요런, 거짓말 봐라. 이놈! 내가 물을 못 들어가게 막았는데 뭣이 어째?” 하시고
  • 16 그 사람의 뺨을 이쪽 저쪽으로 때리시며 “고기 들어가니 입 벌려라. 고기 들어간다!” 하시거늘
  • 17 그 사람이 발을 동동 구르며 “아이구, 살려 주십시오!” 하고 애원하니라.
  • 18 상제님께서 “그러니 가만히 입 벌려라.” 하시며 입 안으로 물고기를 쑥쑥 들어가게 하시니
  • 19 “제가 천하를 모르고 그랬으니 살려 주십시오.” 하며 비대발괄하거늘
  • 20 “돈 천 냥을 가져다 놓아라. 그렇지 않으면 너를 거꾸로 매달고 갈 터이다.” 하시니라.
  • 21 이에 뱃사람들이 서둘러 돈을 구하여 올리니 이르시기를 “가지고 가거라.
  • 22 네 놈 말버르장머리가 미워서 그랬지 내가 네놈들 돈을 먹으면 무엇이 되겠느냐?” 하시고
  • 23 “이제 떠나자!” 하시며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장항(獐項)으로 가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5:38)




  • *** 38장 김구의 『백범일지』를 보면 “어디서는 이인(異人)이 나서 바다에 떠다니는 화륜선(火輪船)을 못 가게 딱 붙여 놓고 세금을 내어야 놓아 보낸다.”는 구절이 있다. 이를 보면 당시의 사건이 조선팔도에서 회자(膾炙)될 만큼놀랄 만한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.
  • 6절 38:6 비손.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병을 낫게 해 달라거나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비는 일.
  • 19절 38:19 비대발괄. 딱한 사정을 하소연하며 간절히 청하여 빎.
  • 23절 38:23 장항. 지금의 서천군 서천읍의 오석리, 구암리, 신송리 지역. 당시에는 서천군 장항면(獐項面)이었으나 1914년에 면이 폐지되었다. 현재의 장항(長項)은 1914년 장암(長岩)과 항리(項里)가 합해져 장항리(長項里)가 되었다가 후에 장항읍으로 승격된 곳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