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멍청해서 그랬냐
  • 하루는 상제님께서 호연에게, 배고파 냇가에 쓰러져 있다가 물새우 한 마리를 서로 입에 넣어 주던 부녀의 이야기를 해 주시니
  • 호연이 “아이구, 얼마나 배고프면 그랬을까.” 하거늘
  • 상제님께서 “그 때 너하고 나하고 동문(東門)에 가서 무 하나 주워 갖고 먹을 때
  • 네가 더럽다고 안 먹어서 껍데기는 내가 베어먹고 알맹이만 주니까 너 먹었지?” 하고 물으시니라.
  • 이에 호연이 “응, 그랬지.” 하니 “그 때 둘이 먹자고 안 하고 너 혼자 다 먹었지? 나는 껍데기만 먹고.” 하시거늘
  • “그려. 그렁게 내가 멍청했어.” 하니 빙긋이 웃으시며 “멍청해서 그랬냐?” 하시니라.
  • 호연이 고개를 끄떡이며 “그랬지. 우선 주니까 먹을 줄만 알았지.” 하니
  • 말씀하시기를 “너는 봐~, 참말로 좋은 세상이 돌아와.” 하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5:423)




  • 3절 423:3 동문. 옛 전주시의 4대 성문(동·서·남·북문) 중 하나.
  • 4절 423:4 더럽다고 안 먹어서. 당시는 성문 앞에 자연스럽게 장터가 형성되었는데, 동문에는 한약재와 특용약물이 많이 거래되던 9일장이 열렸다. 상제님께서 주우신 이 무는 장터 바닥에 떨어져 뒹굴던 것이었다.
  • 6절 423:6 멍청해서 그랬냐. 상제님은 선천 인간 싸가지를 보러 다니시는 분이다. 상제님께서는 어린 호연의 본성에서 나온 이 한 마디를 통해 선천 말 상극의 극기에 사는 인류의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심성을 꾸짖고 계신 것이다.